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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공모전

2011년 문화콘텐츠 스토리텔링 공모전 심사평
2011년 문화콘텐츠 스토리텔링 공모전 심사평
관리자2013-02-19

  스토리텔링에 있어서도 모든 호소력 있는 창작품에 대당되는 원칙은 동일하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표현력,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문제의식. 이 수준을 성취하기 위한 왕도가 따로 있을 수는 없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시각으로 사물과 세상을 맞대면하려는 '리얼리티'의 정신이다. 버니지나 울프에 의하면 리얼리티란 '우리가 매달릴 팔이 없으며 우리가 혼자서 나아가야 하는 것'을 깨달았을 때 비로소 다가오는 세계의 실체이다. 즉 기조의 관념이나 도식 등에서 벗어나 자신의 생의 감각으로 길어올린 현재적 삶에 대한 환기라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훌륭한 스토리텔러가 되고자 하는 이들이 가장 경계해야하는 것은 우리 주변에 흔히 널린 획일적인 '대중문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공모전에서 다소 아쉬웠던 것은 스토리텔링의 열정이 많은 부분, 영화나 드라마, 만화 등의 '대중문화적 상상력'에 의해 소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발상에 있어서 참신함을 보여주는 몇 작품의 경우, 발상의 힘을 끝까지 개진하지 못하고 진부해져버린 것은 우리가 얼마나 획일화된 문화 환경 속에 놓여있는지를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더러 하는 얘기지만, 변방의 창작 지망생에게 주어진 혜택이 있다면 중앙이라 불리는 서울 사람들에게는 없는 것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느닷없이 등굣길을 점령해버린 아침 안개, 을씨년스러운 방학 캠퍼스, 파닭 등 우리가 갖고 있는 '어떤' 열악함은 때로 새로움을 빚어내는 잠재력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과 TV만 들여다본다면 대지가 우리에게 선사하는 어떤 질감들도 발견할 수 없다.

  이번 공모전에서 심사위원들이 눈여겨 본 작품들과 수상작은 다음과 같다. <헌혈 공익광고.는 각기 다른 혈액형들이 헌혈을 통해 '희망'이라는 공통성을 지니게 된다는 공익광고인데, 참신한 발상과 공익성은 좋으나 상식적인 기대지평을 따라가다보니 다소 울림이 약하다는 느낌이 들었따. 또 하나의 공익광고 <네모 안에 갇힌 우리>는 핸드폰, 모니터, TV 화면, 태블릿 PC 등 각종 기기들에 갇혀 정작 옆의 사람과 소통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문제의식도 좋고 이를 반복되는 '네모'의 형상으로 각인시킨 점에서 좋은 표현력을 보여주고 있어 수상작으로 선정한다. <선녀와 소녀, 그리고 나무꾼>은 '선녀와 나무꾼'을 패러디한 것으로 선녀가 되고자 하는 평범한 소녀와 지상에 내려오고자 하는 선녀의 인생변전에 관한 이야기인데, 발상은 참신했으나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식의 결말로 손쉽게 끝내고 있어 역발상의 문제의식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고 본다. 이에 비해 '견우와 직녀'를 변용한 <직녀와 견우>는 비극적인 원작을 해피엔딩으로 끝내면서 '천'짜기를 통해 인연의 소중함과 인간의 덧없는 삶을 긍정적으로 형상화하고 있어 수상작에 선정한다. 자신의 현실